함평군청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군민과의 대화’ 행사가 군청에서 사전에 예상 질문지를 통해 답변하는 행태로, 짜여진 각본으로 진행된 보여주기 식 행사였다는 군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함평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실시하지 못했던 ‘군민과의 대화’를 함평읍을 시작으로 나흘간 진행되었으며 함평자동차극장을 이용해 전국 최초로 비대면 온택트 방식으로 개최했다.


군민과의 대화는 22일부터 25일까지 하루에 3부로 나눠 읍·면당 90분씩 진행해 주요 추진사업에 대한 군정보고와 함평군 발전방향과 군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행방법이 현장 대화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상익 함평군수가 직접 주재한 군민과의 대화 현장에서는 ‘군민과의 대화’가 아닌 ‘함평군의 연극’을 보고 왔다는 군민의 싸늘한 반응이 뒤따랐다.



행사에 참여했던 군민 A씨는 현장에서 “한 시간 반 정도의 군민과의 대화에서 무려 한 시간을 인사말과 영상으로 소진을 하고, 30분간 예정된 질문만 받았다”며 “예상 질문지라고 하는 자료를 받아본 적이 있다”면서 “이것이 현장성 있는 군민과의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군에 대해서 홍보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치된 시설들을 보니 상당한 예산을 쓴 것 같다”며 “방역 수칙 상 100명 미만으로는 모여도 되지 않느냐. 예정된 대본대로 할 거면 돈 들이지 않고 옥외에서 행사를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으며 “향후에도 이런 행사를 할 것이라면 (이번처럼) 예정된 질문만 받는 자리는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익 함평군수는 “아주 좋은 지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행사는) 군수의 업적을 알리고 군의 홍보를 하기 위해서 만든 자리는 아니다”면서 “군민의 절실한 요구사항이 무엇인가를 낱낱이 듣고 군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행정을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그나마 전국 최초로 비대면 온택트 방식으로 이렇게 군민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우리만의 특징이고, 장기”라며 군민의 질의에는 제대로 된 답변은 하지 않았다.

한편 함평군청 관계자는 “총 행사비는 1,800만 원 정도 들었을 것 같다”면서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논에 배수로를 어떻게 해달라든지 개인적인 건의사항을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번에는 전체적인 읍·면에서 필요한 건의사항을 포괄적으로 받는 형식으로 하려다보니 사전에 (질문을)짜고 시간을 썼다.”는 입장이다.

이어 군민 A씨의 지적사항에 대해 “시간적 여유가 남았을 때는 추가로 질문을 더 받는데 그 시간이 보통 오히려 부족할 때가 많다”며 “계속 발전해 나가야한다. 하루에 한 개 읍면정도 잡고 시간을 여유있게 잡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있을 것이다”면서 “내년에는 그런 식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여전히 2021년 진행된 군민과의 대화에 진실성·투명성이 없다며 실망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했던 군민 B씨는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되는 행사에 이상익 군수 등 주요 인사의 인사말로만 40분간 진행하고 20분간 홍보영상을 틀어놨다”며 “30분간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는데 정해진 질의응답만 받고 현장 질의응답을 받지 않는 아주 형식적인 자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건 군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연극이다. 선거를 앞두고 소통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상익함평군수 군민과의 연극? 영상확인하기